MAP OF THE SOUL : 7

Interlude : Shadow
세부적인 노래들을 하나씩 얘기를 해보면, 섀도우를 제가 방금 전까지 듣고 있었다고 했잖아요. 저도 작업실에 오랜만에 와서 스튜디오에 앉아서 작업을 앨범 낸 이후로 한 곡 정도밖에는 하지 않았어요. 시간도 없었고. 여러 가지로 좀 진도 빠져서. 작업을 할 영감은 있었는데 여기까지 잘 앉아지지가 않더라고요. 그래서 막 밖에 다니고 그랬었는데.

지금 비도 오고 아주 잘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하는데 섀도우를 쭉 들으면서 '슈가 형 참 잘한다. 슈가 형 정말 너무 잘하고 멋있고 되게 이게 이렇게 슬픈 곡이었구나' 하는 생각. 되게 슬프더라고요. 이 가사들을 예전에 '바다' 같은 노래 하면서 들었던 것도 있고. 슈가 형이 참 잘해요. 정말 잘 전달해줘요, 이런 걸. 저는 같은 동료로서 이 가사들을 쭉 보면 정말 제 마음을 누군가 그대로 옮겨놓은 느낌? 그래서 참 신기하고 재미있고 슬프고. 근데 슬퍼서 더 아름다운 곡이라고 저는 느꼈고요. 너무 멋있었어요. 멜로디도 너무 멋있고.

그리고 제가 제 목소리로 불렀었던 오알유레잇투, 예전 엔오 앨범의 인트로를 그대로 샘플을 따와서 오래 작업 했다고 들었어요. 다른 본인 개인 혹은 믹스테잎 작업할 시간들을 여기다가 많이 할애할 정도로 트랙 작업에도 공을 많이 들였고 굉장히 오랜 시간을 들여서 형이 열심히. 아무래도 앨범에 수록되는 솔로이고, 믹스테잎이랑 결이 다르니까. 그래서 본인의 애정과 애티튜드가 많이 들어가지 않았을까. 되게 슈가 형다운 곡이고, 제가 생각하는 윤기 형다운 곡이고.

인트로에 영어가 쭉 있으니까 윤기 형이 되게 이례적으로 저한테 톡으로 SOS를 보낸 거예요. 저한테 손을 먼저. 좀 도와달라, 영어 가사가 있는데 좀 감수를 해줄 수 있겠냐 해서. 크레딧에 제 이름 있어서 약간 의아해하셨을 수도 있을 것 같은데. 원래 그런 형이 아닌데 아마 영어 가사라서 저한테 좀 도움을 청한 것 같고, 영어 가사를 제가 약간 수정을 해주고.

'가장 밑바닥의 나를 마주하는 순간 공교롭게도 여긴 창공이잖아' 라는 가사가 제 픽이에요. 섀도우의 전체를 관통하는 가사 아닌가라고 생각을 하는데 '공교롭게도' 라는 말이 가진 질감? 공교롭게도 라는 말이 가진 마티에르가 뭔가, 정말 공교롭죠. 갑툭튀하게 나오면서 되게 좋아요. '공교롭게도 여긴 창공이잖아' 라는 말을 쓸 수 있는 게 참 멋있었어요. 그래서 '가장 밑바닥의 나를 마주하는 순간 공교롭게도 여긴 창공이잖아 Please don't let me~' 하면서 폭발하듯이, 되게 락스타 같기도 하고. 제가 슈가 형이 아니니까 많은 얘기를 해드릴 수는 없지만 슈가 형이 굉장히 많은 애정과 수고로 작업을 했다는 걸로 알고 있어요.

이 곡의 비하인드는 제가 앞쪽 영어 가사를 조금 봐줬다는 것뿐이고. 저도 참여하는 사람으로서 그 형이 곡의 주인이니까, 컨펌을 받아야 되니까 윤기 형한테 가서 직접 보여주면서 "형, 이렇게 하면 멋있지 않을까요?" 이러면서 설득하고 윤기 형한테 컨펌 받는 그런 과정? 이런 게 형과의 기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어쨌든 본인 곡인데, 사실 잠깐의 가사를 봐준 것밖에 없는데 저한테 크레딧도 넣어주고 한 형이 굉장히 대인배가 아닌가, 멋있는 사람 아닌가 이렇게 생각을 했고요. 다시 한번 생일 축하드리고, 어제 또 가족들이랑 행복한 시간 보내지 않았을까. 슈가~ 요즘 슈가 형이 너무 열심히 작업해서 제가 좀 본받아야 되는데. 네, 그렇습니다.


cr. limit.u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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