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05.01



얼마 전 데뷔 300일을 맞았다. 그사이 가장 크게 달라진 게 있다면.
진: 데뷔하기 전 애들 모습과 지금 모습을 비교해보니 얼굴이 뭔가 바뀐 것 같았다. 다들 카메라 마사지 덕분인지 좀 세련되어졌는데, 한 명만은 똑같아서 깜짝 놀랐다. 그 한 명은 …지민이다. 데뷔했을 때가 제일 잘생겼고, 그 모습을 지금까지 유지하고 있다.
랩몬스터: 그럼 지민이는 안 잘생겨졌다는 건가요? (웃음)
진: 아니, 그게 아니라 다른 친구들은 변화가 많은데…
지민: 수습하려고 하지 말아요! (웃음)

여전히 어렵거나 적응 안 되는 부분은 뭔가.
제이홉: 음악방송이 역시 어렵다. 부담감도 크고, 카메라도 잘 파악해야 하니까. 퍼포먼스에서 이런 부분은 꼭 맞추고 들어가자고, 안무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걸 리더가 다시 얘기해준다.
랩몬스터: 긴장을 놓을 수가 없다. 랩 좀 하려고 하면 춤추고 있고. (웃음) 또 신인이다 보니 우리 무대에 주어지는 시간이 조금씩 줄어들거나 할 때가 있다. 지난 앨범 후속곡 ‘진격의 방탄’ 같은 경우는 화요일 다르고 수요일 다르고, 정신을 바짝 차려야 했다.

‘상남자’로 음악 방송 1위 후보까지 오르며 데뷔 후 가장 좋은 성적을 기록했다. 소원하던 회식이 있었나?
랩몬스터: 그사이 몇 번 있었는데, 이번 앨범 활동 전에 방시혁 PD님이 우리를 가로수길에 데려가셨다. 이번 콘텐츠에 대한 확신이 있다고, 우리가 큰 실수만 안 하면 반응이 좋을 거라고 하셨는데 선견지명이 있으셨던 것 같다. 그날 고기도 굉장히 많이 먹고, 디저트 먹으러 남자끼리는 절대 같이 안 갈 것 같은 커피숍에 갔다.
진: 그런데 케이크 몇 조각 시켜놓고 차분히 대화를 하며 먹은 게 아니라 잔뜩 시킨 다음 나오자마자 순식간에 다 먹고 다시 시켜 먹었다.

앞서 활동한 곡들이 10대의 반항과 방황, 갈등에 대한 내용이었다면 주제가 사랑으로 바뀌면서 세상과 화해한 것 같다고도 하더라. (웃음)
슈가: 이번엔 여자랑 화해를 못 했다. (웃음) 하지만 세상의 커플들을 응원한다. 그분들이 사랑을 해야 우리가 사랑 노래를 쓰니까.

‘상남자’는 강렬한 사운드와 비트로 ‘No More Dream’이나 ‘N.O’ 못지않은 ‘전투력 상승 음악’인데 어쨌든 좋아하는 여자에게 마음을 고백하는 러브송이라는 갭이 재미있다. 어떤 과정을 통해 만들었나.
슈가: 무조건 쉽게, 귀에 들어오게, 한 번 듣고 따라 할 수 있게 만들려고 했다. “빠름 빠름 빠름-” 같은 것도 그렇고, “되고파”나 “bad bad girl”도 쉽게 따라 할 수 있도록 넣은 거다.
랩몬스터: 이 중에서 하나는 걸리겠지! (웃음) “되고파 너의 오빠”나, “틱틱대고 씩씩대고 징징대게 돼” 같은 가사는 어떻게 보면 유치할 수 있는데 직관적인 느낌을 주고 싶었다. 사실 그 전 두 장의 앨범을 통해 우리 색깔을 확립하긴 했는데 대중적인 반응이 좀 약하다고 느꼈다. 좀 더 이름을 알릴 수 있는 한 방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는데, 마침 학교 3부작의 세 번째로 ‘사랑’을 다루기로 했으니까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졌다.

후속곡 ‘하루만’에서는 특히 콘셉트가 확 바뀌어 무대에서도 로맨틱한 모습을 보여준다. 사랑에 대한 감정을 안무뿐 아니라 표정으로도 전달해야 했는데, 어땠나.
랩몬스터: 그동안 우리는 무대에서 항상 화가 나 있거나 신이 나 있었는데 ‘하루만’에서는 뭔가 다른 게 필요했다. 특히 달달한 콘셉트는 우리가 안 해봤던 거라, 카메라를 내가 사랑하는 여자라고 생각하고 어필할 수 있게 노력을 했다.
지민: 그런데 잘 안 됐다. 앞에 여자가 있다고 생각하니까 이상한 미소만 지어지고. 하하항!
랩몬스터: 그건 네가 음란마귀가 씌어서 그런 거야. (웃음)
진: 내 딴에는 굉장히 사랑스럽게 바라봤다고 생각했는데 왜 이렇게 느끼하냐는 말도 들었다.


아이돌 그룹으로는 드물게 싱글보다는 앨범을 중심으로 활동하는데, 그렇기 때문에 전체 구성에 더 신경을 쓰지 않나.
랩몬스터: ‘상남자’로 우리를 알게 되신 분들이 많고, 후속곡도 대중적인 스타일의 ‘하루만’이니까 우리 색깔이 담겨 있는 ‘등골 브레이커’나 ‘BTS Cypher PT.2: Triptych’ 같은 곡들에 더 신경을 썼다.
슈가: 이지 리스닝 계열과 우리 정체성을 잃지 않은 곡들의 비율을 맞추려고 노력했다. ‘Tomorrow’는 연습생 때 쓴 곡인데, 내가 에픽하이의 ‘Fly’를 듣고 음악을 시작했으니 그런 느낌의 곡을 만들고 싶었다. 기본적으로 수록곡에서는 진짜 우리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한다.
댄스가 특기인 제이홉의 랩 비중이 늘고, 서브 보컬이었던 V가 센터에 서기도 하는 등 데뷔 후 새롭게 발견한 재능을 최대한 살리려고 하는 것 같다.
제이홉: 친구들이 도움을 많이 줘서 더 열심히 한 것 같다.
랩몬스터: 제이홉은 랩을 한 번도 안 해본 친구인데, 맡기면 실력이 빠르게 는다. 활동할 때는 파트를 나누면 브릿지를 자주 맡는 게 아쉬웠다. 그래서 ‘어디에서 왔는지’에서는 내가 브릿지로 빠지고 제이홉에게 맡겼다. 그리고 V는 특별한 끼를 가지고 있다. 초반에는 무대에서 자기도 모르게 애드리브를 했던 것 같은데 이제는 자각하고 의도를 더하면서 매력을 더 잘 보여준다. 우리도 보고 배운다.
V: 아, 이런 얘기를 들으니까 쑥스럽다. (웃음)

방송이나 블로그에 올리는 영상을 보면 애교도 많이 늘었다. 그런 변화가 가장 놀라운 멤버는?
전원: 슈가 형이다!
지민: 원래 슈가 형이 어디서 애교 부리는 걸 잘 못 했는데, 요즘에는 스스럼없이 막 하트도 날리고 (성대모사 하며) “슈가는요~”, “슈가슈가~” 같은 걸 진짜 잘한다.
V: 전에는 팬 사인회를 해도 그냥 미소 지으면서 봐주는 정도가 끝이었는데 이제는 (성대모사 하며) “슈가슈가~!”
슈가: 사람은 프로페셔널해야 하니까 그런 거다!

SBS MTV <신인왕>에서의 여장 미션이야말로 정말 프로페셔널해야만 하지 않았나.
랩몬스터: 아… 아직도 내가 세일러문 분장했던 사진이 돌아다닌다.
정국: 그런데 진짜 여자 같은 느낌이었다. 섹시했다.
V: 난 무당벌레 요정을 한 게 충격이었다. 그보다는 세일러문이 괜찮을 것 같다. 아니면 라푼젤?
슈가: 나는 정말 메이드 복장을 하고 싶지 않아서 기겁했다. 팬들이 그걸 보고 싶어 한다는 게 이해가 안 돼서 더 힘들었다. 우리는 여성들이 남장하는 걸 별로 보고 싶지 않은데, 왜 우리가 여장하는 걸 좋아하지?
지민: 다들 자기 모습을 보고 당황하는 게 느껴졌는데 사실 난 여장하면 굉장히 예쁠 것 같다. 학교 축제 때 여자 한복을 입은 적이 있는데 대회 1등 했다. 그렇다고 막… 하고 싶다는 건 아니다. 정말이다.
슈가: “방탄소년단 지민, 여장 좋아해”라는 기사 날 것 같은데?

막내 정국이 올해 고등학교에 입학했다. 다 같이 입학식에 갔다던데.
진: 강당을 내려다보는데, 객관적으로 정국이가 눈에 확 띄었다.
슈가: 정국이가 제일 잘생긴 것 같았다. 우리도 그날은 일부러 열심히 꾸미고 갔다.
V: 그렇다고 다른 학생이 못생겼다는 건 절대 아니다! 그런데 정국이가 키도 크고 그래선지 튀어 보였다.
제이홉: 입학식 끝나고 정국이가 짜장면이며 탕수육이며 크게 쐈다. 평소 형들이 많이 사준 데 대한 보답이었던 것 같다.
정국: 모아 뒀던 돈을 좀 썼다. (웃음)

형들이 고등학교 생활에 대한 조언을 해주기도 했나.
지민: 중간고사를 앞두고 시험 볼 때 답 찍으려면 2, 5번이 좋다는 비결을 알려줬다. 그런데 전국 성적 1% 안에 들었던 랩몬스터 형이 4번을 찍으라고 하니까 막내가 형 말을 듣는 것 같다. 하지만 이런 건 1%의 말을 들으면 안 된다. 형은 다 풀고 정 안 되면 찍었겠지만 나는 많이 찍어봤으니까!

방송 외에도 다양한 방식으로 팬들에게 소식을 전한다. 특히 SNS는 누구나 실수하기 좋은 플랫폼인데 하나의 트위터 계정을 공유해 쓰면서도 문제없이 잘 사용하는 것 같다.
슈가: 말조심을 많이 한다. 그리고 팬분들이 궁금해하시는 우리 일상을 보여드리는 데만 사용한다. 지금 어디에 왔는지, 뭘 하고 있는지 같은 현재 상황만 이야기하는 게 대부분이다.
V: 다른 멤버가 트윗을 올리고 있으면 겹치지 않으려고 시간 정해서 기다릴 만큼 열심히 한다.
지민: 다들 셀카 찍어서 자랑하는 걸 좋아한다. 요즘에는 막내가 셀카의 1인자인 거 같다. 아무래도 귀여우니까. 나는 꼴찌였는데 연습을 많이 해서 6위로 올라온 것 같다. 7위는 이제 슈가 형이다. (웃음) 연습생 시절에는 은근히 리트윗되는 숫자에도 경쟁심을 느꼈다. 나만 그랬던 것 같지만. 여섯 개 차이만 나도 ‘크… 내가 졌어!’라고 생각하며 혼자 아쉬워했다. 아하핫.

‘학교 3부작’이 마무리됐고, 곧 데뷔 1주년을 맞는다. 지금까지 얼마나 온 것 같나.
정국: 벌써 1주년 가깝다는 게 살짝 아쉽다. 빠른 시간 내에 쑥쑥 성장해서 멋진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었는데 생각만큼 잘 안 됐다. 보여드린 것보다 못 보여드린 게 많고, 아직 많이 성장하지 못한 것 같아서 좀 더 뭔가를 해야 할 것 같다.
슈가: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한다. 신인 때는 신인이라고 이해받을 수 있던 부분도 이젠 용납되지 않는 시기라고 생각한다.
랩몬스터: 어떤 때는 너무 빨리 온 것 같을 때도 있고, 어떨 때 옆을 보면 갈 길이 너무 멀다. 우리끼리 ‘잘하고 있어’ 하다가도 시상식 같은 데 가보면 우린 진짜 ‘점’에 불과하다.
진: 그래서 복잡하긴 한데 결국 지금 눈앞의 일을 열심히 하는 게 답인 것 같다. 너무 느리지도 않게, 너무 빨라서 체하지도 않으면서 가고 싶다.

방탄소년단│①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한다” - 아이즈(ize)

[E-book] BTS, BOYS IN WONDERLAND① “이제 겨우 출발선에 섰다고 생각한다”② 랩몬스터, 슈가 10문 10답③ 진, 제이홉, 지민 10문 10답④ 뷔, 정국 10문 10답[소박스]그러니까 사실 이것은 굉장히 수줍은 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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