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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M's Passion for Art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팝그룹 BTS 리더 RM. 김남준에게 아트의 매력, 멤버를 향한 마음, 그리고 2025년 그룹 재시동에 대해서 물었다.
그가 미술관을 찾은 것을 올리면 세계가 그 아트를 알게 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현재 RM의 영향력은 절대적이다. 자신도 수집가이기도 하고 RM이 아트에 품은 열정을 서면 인터뷰로 전해 보도록 하겠다.
최근엔 어떠한 일상을 보내고 계신가요?
작곡, 운동, 때때로 술을 마시기도 하고, 전시회 감상을 하는 등의 루틴에서 크게 변하진 않습니다. 집에서 책을 읽거나, 영화를 보거나 유튜브를 보거나 합니다. 크게 그 네 가지입니다.
본격적인 질문인데, 아트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작년 아트 바젤의 공식 PODCAST로 시카고 미술관을 방문했을 때 모네와 피카소의 그림에 감동했다고 말씀하셨죠.
2018년 투어로 해외에 갔을 때, 비어있는 시간에 좀처럼 할 게 없어서 '시간도 있고 미술관에라도 가볼까' 싶어서 가벼운 마음으로 간 게 시작이었습니다. 교과서에 실려있던 그림을 실제로 보고, 신체성(Embodiment)과 물감의 질감에 압도되었습니다. 태어나 처음 느낀 경험이었습니다. 다만 이전부터 kaws나 무라카미 타카시, 나라 요시모토 등 이른바 팝한 작가들이 좋아 피규어도 모으고 있었고, 그러한 흥미가 자연히 파인 아트(회화, 조각, 건축 등)에도 이어진 것일 거라 생각합니다.
그 후 세계 각지 미술관을 방문하셨고요.
해외와 한국에서 시간이라도 생기면 미술관에 가게 됐고, 제 나름의 기호나 관점이 깊어졌습니다. 저는 무언가를 좋아하게 되면 푹 빠지게 됩니다. 철학과 세계 역사와 함께 발전해 온 미술사, 작가의 인생을 알게 되는 것은 잊혀져가고 있던 지적욕구를 자극시켜 주었습니다. 하지만 무엇 보다도 작품을 만나는 것이 좋았습니다. 팬이 되면 이것이 왜 좋은가 같은 이유는 중요치 않습니다.
당신에게 있어 아트는 어떠한 존재인가요?
저는 음악과 책의 팬이기도 하고, 소비자였습니다. 다만 음악을 일로써 삼게 되면 음악을 들을 때 행복해지기도, 복잡한 마음이 되기도 합니다. 그럴 때 훌륭한 비주얼 아트를 보면 마음이 차분해집니다.
음악과는 다르니까 질투를 하지 않아도 돼서(웃음). 다 그렇다고는 말할 수 없긴 하지만 화가와 사진가의 호흡은 팝플러 음악과는 다르게 느리다고 느낍니다. 작품에 에너지를 뺏기기도 하지만, 받을 때가 더 많고요. 저는 '아트와 함께 살아가는 사람'이 되어있는 듯합니다.
작년 발매된 솔로 앨범 'INDIGO' 속 노래 영상을 뉴욕 근교 미술관 DIA:BEACON에서 촬영하셨는데, 댄 플래빈, 리처드 세라의 작품과 대화하는 듯한 훌륭한 영상이었어요.
저는 1960~1970년대 미국 미술가를 좋아해서 디아 비콘은 제가 정말 좋아하는 미술관 중 하나입니다. 2021년 12월에 이 장소를 방문해 '여기 또 와야겠다'고 느꼈었죠. 제가 좋아하는 작가 옆에서 제 작품(앨범)을 나란히 두고 싶다라고도... 원래는 공장이었던 미술관의 역사나 비영리재단(미술관을 설립한 디어 예술재단)과 아티스트 관계, 지역 주민이 공간을 통해 마을을 어떻게 바꿔갈 것인가 등에 대해서도 알 수 있는 귀중한 기회였습니다. 비현실적인 체험이죠.
지금까지 많은 아티스트와 콜라보레이션을 하고 계시는데, 콜라보에는 어떠한 작용과 매력이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혼자서 무언가를 하면 잘해야 80~90점인 듯한 느낌이 듭니다. 하지만 누군가와 함께 할 땐 잘하면 120~130점 짜리의 무언가가 탄생할 때가 있어요. 제가 가지고 있는 것은 제 몸뿐이에요. 바깥에는 영감을 불어 넣어줄 멋진 사람이 많이 있기 때문에 항상 상호 관계를 맺으며 배우면서 성장해 갑니다. 문화란 건 왔다갔다 하는 강물의 흐름와 같죠.
RM씨의 아트를 향한 열정은 BTS의 멤버, 팬, 세계 속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주고 있어요.
멤버들은 저를 독특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 있는 듯해요. 제 흥미의 범위는 좁고 깊어서 철저히 푸욱 빠지는터라...(웃음). 저는 항상 비공식 큐레이터 같은 마음으로 좋았던 작품과 장소를 인스타그램에서 소개해 드리고 있어요. 많은 팬들이 공감해주고 있는 듯해서 기쁩니다. 많은 사람들이 훌륭한 문화와 장소를 될 수 있는 한 이른 시기부터 많이 체험했으면 해요. 저도 좀 더 어린 시절부터 미술관에 갔었다면 어떨까 라고 생각할 때가 있거든요.
아트를 수집하며 아트를 보는 관점이나 관계에 있어 변화가 있었나요?
소유하는 것과 단순히 보는 것은 역시 좀 다릅니다. 기본적으로 아트는 취미라고 인식하고 있고, 누구라도 미술품과 함께 살아간다는 것은 간단한 일은 아니죠. 하지만 판화나 포스터를 장식하는 것만으로도 작품과 작가와 대화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겁니다. 저도 그렇게 시작했고요. 아트와 함께 생활하는 것은 영혼의 일부를 나누는 것. 인생 속 나날의 귀감이 되어 줍니다. 저를 성장시키고 보다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는 생각을 들게끔 해줍니다.
좋아하는 아티스트나 현재 살아있는의 작가 중 특히 주목하고 있는 분이 있나요?
이번에 뵈었던 스기모토 히로시 선생님을 존경합니다. 모리야마 다이도 선생님도 매우 좋아하고요. 한국 작가는 윤형근 선생님을 가장 좋아합니다.
일본 아트의 인상을 알려주실 수 있나요?
한국과 가깝지만 다른 부분이 많은 나라여서인지, 재밌는 부분이 많아요. 세계적으로 활동하고 있는 우수한 작가분들도 많아 자극을 받고 있습니다.
이후 아트에 관해 해보고 싶은 것이 있다면요?
뮤지엄, 갤러리에 없는 전시 공간을 만들어 보고 싶어요. 제 컬렉션과 기호를 중심으로 한 공간이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30대에는 실현해 보고 싶은 장기 플랜 중 하나예요.
많은 위업을 달성한 그룹의 리더라는 측면이 세계가 아는 RM씨가 가진 한 얼굴이기도 하죠. 몸과 마음을 지키기 위하여 유의하고 있거나, 실천하고 있는 게 있나요?
30살을 코앞에 둔 BTS의 RM, 또는 김남준이라는 사람에겐 다양한 가치관 속에서 밸런스를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항상 평균대에 서있다고 생각하면서 살아가고 있어요. 즐거워요(웃음).
올해 6월에 10주년을 맞이한 BTS. 지금와서 느끼는 BTS란 어떠한 존재라고 생각하시나요?
BTS는 제 20대의 전부예요. 저라는 인간의 역사서 중 가장 중요한 한 줄이 될 거예요. 앞으로도 그럴거고, 앞으로도 계속해 나가고 싶어요. 멤버는 소중한 가족이고 아주 가까운 친구이면서도 동시에 동료, 팀멤버이기도 해서 둘도 없이 소중한 독특한 유대가 있어요. 가장 가까운 단어는 역시 '사랑'이네요. 멤버 모두를 깊이 사랑하고 있습니다.
RM씨는 BTS의 솔로 활동 시간을 '개개인이 성장하기 위한 기간'이라고 말씀하셨었죠.
저는 솔로 활동을 할 때 자신이 정말 원하는 것은 무엇일지, 나라는 사람은 어떠한 물질과 성질로 만들어져 있는 것인가, 진지하게 되돌아보며 지내고 있습니다. 속도가 빠르고 복잡한 세계 음악 시장에서 BTS라는 팀이 생명력을 계속해서 가지기 위해서 10년을 맞이한 지금이야말로 멤버 개개인의 성장과 개성이 가장 중요하겠죠. 문득 '이렇게나 다른 7명이 어떻게 하나로 뭉칠 수 있었을까'라고 생각할 때도 있어요. 솔로 활동과 각각의 성장이 반드시 BTS를 보다 멋진 곳으로 가게 할 것이라 믿고 있어요. 그러니 지금은 제 자신 스스로에게 집중하려고 합니다.
BTS가 완전체로 돌아가는 게 2025년 예정이시죠. 그 순간을 어떻게 상상하고 계신가요?
그다지 변해있지 않을 것 같기도, 주요한 부분을 제외하곤 모든 게 바뀌어 있을 것 같기도 해요. 전혀 상상이 안되네요. 분명한 것은 '저는 2025년을 기다리고 있다'라는 사실뿐이에요. 운좋게도 BTS라는 팀으로 10년을 함께할 수 있었기에, 이 행운이 어디까지 계속될 수 있을지 도전해 보고 싶어요. 머무르지 않는 새로운 7명, 7개의 역사가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메시지 부탁드립니다.
사랑과 감사!!! 일본 팬분들이 너무 그립습니다. 머지 않은 미래에 꼭 웃는 얼굴로 만날 수 있기를 진심으로 기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쭉 멋지고 사랑스러운 남준이 되겠습니다. 너무 보고 싶어요!!! 정말 사랑합니다!!!!!
RM'S GROWING INFLUENCE IN THE ART WORLD
수집가로도 알려진 RM의 아트계에서의 절대적인 영향력을 살펴보다
RM은 지금까지 자주 인스타그램에 방문한 전시회나 작품을 업로드해 왔다. 놀란만한 점은 그때 마다 그의 SNS와 보도를 본 세계인들이 미술관에 속속들이 들이닥친다는 점이다. 그런 현상이 일어난 것은 아트계에 있어서도 처음 있는 일. 그렇다. RM은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것으로 젊은 세대와 예술에 그다지 관심이 없었던 사람들에게 아트를 보다 가까이 느끼게 하는 '입구'를 만들어 왔다.
뭔지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할 법한 아트와 사람들을 연결시키는 존재가 된 것이다. 9월 현재 RM의 인스타그램 팔로워는 4490만명. (BTS의 팔로워수는 7396만명). 아트에 관한 정보가 그렇게 막대한 인원의 사람들에게 보여질 수 있는 것은 역사상 처음이라고 할 수 있다.
미국 현대 아트계를 이끄는 조엘 샤필로와 로니혼의 작품을 시작으로 많은 작품을 모으고 있다는 것이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RM 컬렉션'의 핵심을 담당하고 있는 것은 한국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다. 윤형근과 이배 등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는 것은 이전 SNS에서도 소개되었고, 윤형근은 RM이 이 인터뷰에서 '한국의 아티스트 중 가장 좋아하는'이라고 말했던 작가기도 하다.
2022년 3월 천재 조각가로 유명한 권진규(1922~1973)의 대규모 개인전이 서울시립미술관에서 열렸던 때에는 RM이 소장하고 있는 테라코타 말 조각을 빌려왔다. 본디 기획전이라는 것은 개최하는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는 작품 외에 타기관이나 개인 수집가로부터 빌려온 작품으로 구성되는 것이 통상적인 예지만, 그러한 것에 주목이 쏠리는 것은 그리 흔한 일은 아니다. 그러나 RM의 컬렉션이 많은 미디어에 회자되며 권진규라는 작가에게 눈길이 쏠리게 되었다. RM이 계기가 되어 국외에서는 그다지 알려지지 않았던 한국 아티스트, 나아가 한국 아트신 자체에 세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모국 예술기관 지원에도 힘을 실어 2020년에는 서울 국립현대미술관에 1억원(약1100만엔)을 기부한 일도 크게 화제가 되었다. 기부금은 절판되어 구하기 어려워진 예술서 재판에 사용하기로 결정되어, 그 대상에는 앞서 기술한 윤형근의 책도 포함되어 있다. 또한 2021년 9월에는 한국문화재 단청 조직인 국외소재문화재재단에 1억원을 기부했다. 기부금은 미국 서부 최대 미술관으로 알려진 로스앤젤레스 카운티 미술관(LACMA)이 소장하고 있는 조선왕조시대(1392~1910년)의 왕실혼례의복 보존과 보수, 복원에 사용되었다.
더욱이 LACMA에서는 2022~23년 근현대 한국 작가를 소개하는 전시회가 개최되어 RM은 자신이 선택한 10개 작품을 해설하는 오디오 가이드를 제작하고 있다. 그것에 그치지 않고 RM은 이후 국외소재 문화재재단에 1억을 더 보내어 해외 미술관이 가지고 있는 한국 회화 작품의 도록이 제작될 예정이라 한다.
그렇다면 여기서 BTS가 팀으로써 하는 아트와 음악, 그리고 사람들과 세계를 아우르고 있는 프로젝트에 대해서도 소개해 두고 싶다. 팬이라면 알고있을 거라 생각하지만 2020년에 열린 'CONNECT BTS'. 그 기간 중에는 런던을 시작으로 베를린, 부에노스아레스, 서울, 뉴욕 5개 도시에서 앤터니 곰리와 사라세노 등 세계에서 활약하는 아티스트 22인과 큐레이터가 협력한 장대한 작품이 각지에 생겨났다. 그 모습은 인터넷상에서도 볼 수가 있어, 국경을 넘어 다양하면서도 다른 가치관을 가지고 사람들을 이어주는 BTS의 사랑의 메시지기도 했다.
오늘도 RM의 자택과 '작업실'이라고 부르는 그의 스튜디오는 그가 좋아하는 아트작품으로 채워져 있다. 때때로 작품과 대화를 나눈다는 RM의 진지한 민낯 또한 아트만이 알고 있는 구석일지도 모르겠다. 그 정도로 아트에 푹 빠져 매료된 것이기도 하다. 현재는 '젊은이들의 마음에 닿는 아티스트 작품을 전시하고 싶다'라며 자신이 손수 구성하는 공간을 구상중이다.
거듭하여 말하지만 아트 세계를 열어가는 그의 영향력은 정말 헤아릴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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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IALOGUE WITH HIROSHI SUGIMOTO
스기모토 히로시와 RM이 나눈 것
지금까지 몇 번이고 일본에 와 나라 요시모토의 'N‘s YARD'나 무라카미 타카시를 방문한 적 있는 RM이 꼭 만나고 싶다고 열망했던 상대가 스기모토 히로시다. 스기모토의 최대 작품인 '에노우라 측후소'에서 두 사람의 대화는 입장과 연령차를 넘어 공감으로 가득찼다.
이전부터의 꿈이 이뤄진 날이 왔다. 8월에 불과 며칠 간 일본에 와있던 RM이 향했던 곳은 '에노우라 측후소'. 그가 존경하며 사랑하는 아티스트 한 사람으로써 꼽던 스기모토 히로시가 손수 공들인 장대한 설치 아트다. 부지 내를 견학한 뒤, 현대미술 거장과 처음으로 대면하게 되었다.
RM 안녕하세요. 오늘 만나게 될 것을 기대하고 있었습니다. 스기모토 선생님은 이전에 서울 삼성 미술관 리움에서 개인전을 하셨었죠. 그 전시회를 저는 아쉽게도 보지 못했지만, 카달로그를 보고 특히 '해경(품목 : 바다풍경)' 시리즈에 매우 감동했었습니다. 그 밖에도 선생님의 다양한 작품집을 모아 읽고 있습니다.
스기모토 그러셨군요. 저도 이번 대담이 결정되고나서 디아 비콘에서 촬영한 당신의 퍼포먼스 영상을 봤습니다. 그 장소는 저도 정말 좋아하는 곳이라 뉴욕에 있을 때는 자주 손님을 모시고 가기도 하는 곳입니다.
RM 방금 '동지광 요배 수도'나 '광학 유리 무대', 대나무 숲 속에 있는 'MATHEMARICAL MODEL' 등을 둘러보았는데 옥외 공간이 압도적으로 넓더군요. 특히 '하지광 요배 100미터 갤러리'에서 바라보니 시설이 눈 아래에 있는 바다를 감싸안는 듯해 스펙타클한 풍경이 펼쳐져 큰 시야를 가지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스기모토 여기에서는 매년 아티스트를 초빙하여 문화 프로그램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재작년에는 크리스챤 마클레이 등이 즉흥으로 사운드 퍼포먼스를 펼쳤습니다. 당신도 여기에서 춤춰 보시는 건 어떻습니까? 반드시 기분이 좋지 않을까요?
RM 그런 기회를 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곳의 부지 곳곳 놓인 돌들이 다 너무 귀중한 것이 아닌가요? 제가 춤추거나 하면 흠이 생길 것 같아......
스기모토 걱정마세요. 여기에 있는 돌은 고건축의 초석이 대부분이고 전쟁 때 불이나 타버리거나, 긴 세월로 이미 흠이 난 것들 뿐이에요. 그러고 보니 여기에 고려, 조선시대 석조 미술품이 4점이 있는데 보셨나요?
RM 다실(추호) 앞에 있던 조선등은 보자마자 바로 한국것이구나 알았습니다. 독특한 문양이 새겨져 있었기 때문에.
스기모토 젊은분이신데 고미술도 잘 아시네요.
RM 이제 막 공부를 시작한 정도입니다(웃음). 자기에도 흥미가 있어서 제 집에도 항아리 등으로 꾸며 뒀습니다.
'사색의 가시화가 아트다.'
RM 저는 비주얼 아트를 좋아해서 한국의 현대화가 회화를 조금씩 모으고 있습니다. 한편으론 고미술에도 매력을 느껴서 집에 오래된 나무와 돌로 된 작품으로 꾸며두기도 했습니다. 언젠가 한국의 것을 중심으로 하면서 고미술부터 현대 아트까지 다양한 나라, 장르, 시대 미술 컬렉을 한 곳에 전시하는 공간을 가지는 것이 제 꿈이에요. 그러한 의미로 이곳(에노우라 측후소)은 저에게 본보기 같은 장소죠. 수억 년 전의 화석부터 각 시대의 초석과 석조 미술, 그리고 선생님의 사진과 조각까지. 그것들이 모여 있는 곳이니까요. 처음 이곳을 만들고자 한 의도는 무엇이었나요?
스기모토 저는 50살을 넘어서부터 작품이 팔리게 되었습니다. 가지기 어려운 큰 액수의 돈을 가지게 되면 사람이란 어찌할 바를 모르게 됩니다. 그래서 수입은 전부 아트에 쏟아 붓고 죽을 때는 수지 균형이 제로가 될 수 있도록 하려고 생각합니다. 물질적인 것에서 자유로워지고 싶다고 생각하기 때문에요.
RM 과연 그러시군요.
스기모토 조금 더 진지하게 답하자면 저는 인간이 진화 과정에 있어서 동물과 나뉘어져 인간이 된 것은 언제일까 라고 생각하며, 그것은 인간이 '의식'이 생겨난 때겠구나 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라는 사람은 누구인지, 어디서 왔는지, 지금 어디에 있는 것인지를 객관적으로 아는 '의식'이 어떻게 싹을 틔웠을까를 계속하여 생각하는 게 제 아트 제작의 명제가 된 것이죠.
고대인이 발견한 바다를 현대인인 제가 같은 감각으로 보는 것이 가능할 것인가라는 가설을 먼저 사진인 '해경' 시리즈로 작품화하여 그것을 보다 체감할 수 있는 장소로써 창설한 것이 에노우라 측후소 입니다. 동지와 하지, 춘분과 추분의 일출이 유리 무대와 터널, 돌무대 등의 중심선을 직진하는 듯한 설계가 되어 있어 고대인이 자신이 있는 위치나 계절, 시간의 추이를 천체의 움직임에 따라 확인하던 시대를 체험할 수 있습니다.
RM 방금 시설 내를 안내해주신 분이 '인간이 의식을 가진 때, 그것이 아트의 기원이다.'라는 이야기를 하셨는데, 매우 흥미를 느꼈습니다. 어째서 인간에게 아트나 문화가 필요한 것일까 생각해 보고 싶네요. 그것은 결국 제 직업으로의 고찰로도 연결됩니다. 스기모토 선생님의 사진 작품의 도록을 보면 '사색, 사유'라는 말이 자주 등장하는데요. 저도 그 단어를 좋아해서 생각에 잠길 때가 자주 있습니다.
스기모토 사색이 비주얼이 되어 나타나는 것. 이것이 현대 아트이고 특히 컨셉추얼 아트 특징이죠. 그러니 당신이 아티스트의 감각이 있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RM 네, 있어요. 라고 했네(웃음)
'아트와 함께 살고 대화하다'
과거 인터뷰에서 RM씨는 영원성이 있는 예술 작품에 끌린다고 했습니다. RM씨가 좋아하는 '해경'은 시간을 타임워프하는 듯한 작품으로 그야말로 타임리스를 상징하죠. 이곳 에노우라에서도 그것을 느끼거나 하진 않으셨나요?
RM 방금 터널 안을 지나다가 문득 뒤를 돌아보니 긴 터널의 끝에 열려있는 공간에 하늘과 바다가 이분할 되어 있는 것을 보고 와, 이게 딱 '해경' 사진 그 자체다! 라고 생각했습니다. 영원성의 이야기를 하자면, 바쁜 나날을 보내는 때엔 물론 그 순간에 행복과 익사이팅한 기분을 느끼기도 하지만 거기에 머물면 에너지를 뺏기는 느낌이 듭니다. 그래서 때로는 천천히 부감(내려다 봄)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되기도 하고, 거기서 불변성이나 영원성에 끌리게 된 것이죠.
스기모토 아까 말씀하신 자택에 장식해 둔 나무나 돌 등 오래된 물건도 그러한 것들이겠네요.
RM 맞습니다. 옛날에는 낡은 묵은 냄새라고 느꼈던 것이 지금은 나이가 들고 시대가 흐르면서 내 손에 들어온 돌과 나무가 내포하고 있는 긴 시간에 끌리는 듯합니다. 제 근처에 두고 매일 바라보고 있으면 겸허한 마음이 들기도 합니다.
스기모토 저는 아티스트지만, 고미술 수집가이기도 합니다. 지금까지 일본은 물론 동양미술, 불교미술 등을 중심으로 다양한 것을 수집해 왔습니다. 사실은 이곳 에노우라에 그것들을 전시하는 고미술관을 만들 예정이라 2년 후에는 완성될 것입니다. 제 작품과 그 영감의 소스인 고미술을 함께 전시할 예정입 니다.
RM 고금동서(=동서고금)의 오래된 것과 현대의 것이 나란히 세워진다는 것. 정말 제가 이상적으로 여기는 전시 본연의 모습입니다.
스기모토 덴표시대(일본 황금 문화 예술 시기)나 고려시대의 불상 등은 쓰다듬어 보기만 해도 당시 사람들이 현대인과는 다른 영적 레벨이었구나를 생생하게 느낄 수 있습니다. 저는 고미술부터 큰 에너지를 얻고 있다고 느낍니다.
RM 저도 아트와 함께 생활하며 매일 그것들과 마주하는 것으로 인해 자신이 보다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하고 있어요.
스기모토 스기모토의 작품을 산 사람이 좋은 사람이 될 수 있을 것인가는 보증할 수 없습니다만 (웃음) 사물을 깊이 생각하는 사람이 될 가능성은 있겠지요.
RM 과연 그렇지요. 사려 깊은 사람이 반드시 선한 사람이라고는 할 수 없으니까요.
스기모토 그렇죠.
RM 저는 집에서 가끔 작품과 대화하기도 해요.
스기모토 저도 제 컬렉션이나 다른 아티스트의 작품과 대화하고 있어요. 일류 아트인가 아닌가는 대 화해 보면 알 수 있어요.
RM 그치만 저는 아직 젊기도 하고, 공부가 아직 부족하니 오래된 것을 판별하는 건 어렵네요. 완벽하지 않아도 왠지 정이 가는 작품을 고르고, 예전엔 그렇게까지 끌리지 않았는데 지금 보니 너무나 세련되었다고 느끼기도 합니다.
스기모토 어찌되었든 자신이 살 수 있는 범위의 것이라도 좋으니, 아트는 그것을 사서 내 수중에 두고 매일 함께 살아간다면 좋을 것이다. 미술관에서 유리 너머로 바라보는 것만으로는 전해지지 않는 것이 있습니다. 미술관은 아트의 무덤이라고 저는 항상 말합니다. 아트는 사람의 손으로 만지고, 사랑해 주어야 합니다.
RM 마지막으로 스기모토 선생님께 몇 가지 질문 드릴 게 있습니다.
스기모토 무엇이든지 하시지요.
RM 우선 현대 아트의 거장이라고 불리는 것에 압박감을 느끼지는 않으신가요?
스기모토 전혀요. 저는 아직 젊다고 생각하는데, 문득 깨닫고 보니 75세가 되어 있었을 뿐입니다. 이곳의 일반 공개일에 오면 미술관에 방문한 사람들에게 함께 사진 좀 찍어달라는 말을 듣곤 하는데, 저는 혼자 있는 것이 좋아 폐관일에 옵니다. 작품을 만들기에는 혼자서 있는 시간이 매우 중요해서 혼자만의 시간이 전체의 5분의 4 정도는 있어야 해요.
RM 명심하겠습니다. 다음 질문인데요. 젊은 세대에게 줄 메시지가 있을까요?
스기모토 제가 처음 미국에 갔을 때는 1970년, 22살 때였습니다. 그 전 해에 우드스톡 페스티벌이 있어서 어른들에게 충격을 주는 젊은이들의 문화가 생겨났어요. 레드 제플린이나 재니스 조플린 등이요. 젊은이들의 감성은 항상 시대를 앞서는 드라이브 포스라 지금도 그러한 힘이 있다고 생각해요.
RM 감사합니다. 오늘은 스기모토 선생님이라는 한 사람의 아티스트가 확고한 의사를 가지고 이만큼의 공감을 만들고, 그곳에 스토리가 태어나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는 것을 체험할 수 있어 기뻤습니다. 저 자신도 굉장히 많이 영감을 받았고 제가 만들고 싶은 공간을 만들 수 있을 것 같은 자신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스기모토 꼭 다시 들려주십시오.
RM 네, 2년 뒤 완성된 고미술동에서의 전시를 기대하며 다시 오고 싶습니다.
번역 @_treejoon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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